웹디자인이 하고 싶으면, 서점에서 코딩 책 뒤적거리지 말고 구글링을 하는 게 빠르다. 사진이 하고 싶다면 쓸데없이 네이버에서 아이쇼핑 하지 말고, 핸드폰 들고 밖으로 나가는 게 빠르다. 노래가 하고 싶으면 MR파일 구해서 연습하고 녹음해서 들어보고, 여행이 가고 싶다면 휴가 일정 생각하지 말고 이번 주말에 어디든 떠나면 된다. 왜들 시도도 안 해보고 징징거리는지 모르겠다. 학위, 실력, 장비, 직장, 재력, 이래서, 저래서.. 안 된다는 수만 가지 이유를 생각할 시간에 시작을 했다면 지금쯤 그 길로 가고 있을 것을. 중,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에 이런 얘기를 하면 어른들은 으레 세상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고들 얘기하곤 했다. 그런데, 어른이 되고 나니, 그 말들 다 그냥 핑계고, 거짓말일 뿐이란 걸 확실하게 알게 됐다. 세상은 간단하다. 진짜 간단하다. 원리고 뭐고 운운할 것 없이 간단하다. 하고 싶으면 하면 된다. 뭐든 조금씩 하다 보면 되어지기 마련이고, 뭐든 안 하다 보면 안 되어지기 마련이다. 원인과 결과. 작용과 반작용. 그뿐이다.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 사람은 글과 책이나 글로 뭔가를 하게 될 것이고,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않는 사람은 카메라로 뭔가를 하게 될 것이고, 칼과 도마를 놓지 않는 사람은 칼과 도마로 뭔가를 하게 되는 것뿐이다. 

세상 일이 그리 간단하지 않다고 느껴지는 건, 그 잘난 놈의 체면과 사회적 알람에 당신을 끼워 맞추면서도, 본인이 꿈꾸는 무언가는 포기하지 않으려 하는 그 알량한 자존심 때문이지, 결코 물리적인 한계 때문이 아니다. 사진작가를 하기 위해서, 아니 말을 바꿔보자. 사진으로 돈을 버는 데에, 사진학과 학위는 필요 없다. 쓸모가 없지는 않지만, 굳이 필요하지는 않다. 블로그나 웹사이트를 만들어주고 돈을 버는 데에 디자인학과 학위는 필요 없으며, 노래로 돈을 버는 데에 음대 석사 학위는 굳이 필요하지 않다. 예전엔 어땠을지 모르지만, 이젠 그런 세상이 아니다. 누구나 택시기사가 될 수 있고, 누구나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될 수 있으며, 누구나 연예인이 될 수 있고,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 우버와 에어비엔비, 유투브와 워드프레스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고전적인 학위와 자격증을 논하는 것 자체가 본인이 얼마나 시대에 뒤쳐져있는가를 증명하는 척도다.

당신 손에 들려있는 핸드폰은 이 세상 모든 지식을 다 담고 있으며, 유투브엔 당신이 죽기 전에 다 볼 수 없을 만큼 많은 퀄리티 좋은 무료 강의 영상들이 올라가 있다. 네이버 메인에 올라온 리뷰를 과장한 쓸데없는 광고 포스팅 읽고 친구에게 공유하면서 야 이거 대박이란 말을 읊을 시간에, TED연설이라도 한 편 찾아보고, 깊이 있는 영화 평론이라도 한 편 읽는 노력조차 안 하면서, 난 이래서 안되니 저래서 안되니 하는 소리를 하고 있는 걸 듣자니, 참 답답해 속이 터질 지경이다. 징징거릴 거면 그렇게 살지 말고, 그렇게 살 거면 징징거리지 마라.

까놓고 말해 보자. 어쨌든 뭘 하든, 그게 취미가 아닌 이상 그걸로 돈을 벌어야 먹고 살 거 아닌가. 또, 취미로 시작했다가 그게 extra 용돈을 좀 벌어준다면 그건 또 괜찮은 거 아닌가. 나는 사진학과 학위가 없지만, 덕분에 학교에서 가르치는 이론과 기법에 얽매이지 않으며, 4년이라는 시간과, 5천이라는 돈을 투자하지 않고도 사진으로 돈을 벌고 있다. 영상도, 글도, 여행도.. 어디에서 굳이 시간을 들여 배워본 적 없지만, 그냥 영상을 만들면서, 글을 쓰면서, 여행을 다니면서 배웠다. 그래서 그걸로 돈을 벌고 있다. 마법의 도구 같은 건 없다, 그냥 하고 싶은 걸 했고, 그 시간이 쌓였고, 그래서 누군가가 돈을 주고 나의 기술을 빌려 쓰고 싶어 할 만큼 잘 하게 된 것일 뿐이다. 아픈 사람을 고치거나, 법정에서 의뢰인을 변호하기 위해선 법이 정한 자격증을 따야 하지만, 그런 일이 아니라면  누구든 할 수 있단 얘기다.

세상에 이름을 날린 아티스트들 중 많은 사람들은 그저 음악이 좋아서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하다가 유명해진 것뿐이지 제대로 된 음악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 모두 처음부터 1억 원짜리 기타를 손에 잡지 않았으며, 유명한 사진작가들 중 그 누구도 장식장에 온갖 종류의 렌즈와 카메라들을 쌓아두고 사진을 시작하지 않았다. 이제 막 하농으로 손가락 연습을 시작한 피아니스트에게 무슨 그랜드 피아노가 필요하며, 이제 막 커맨드 라인에 HELLO WORLD 출력시키는 개발자에게 코어 i7워크스테이션이 왜 필요한가. 일단 있는 걸로 먼저 시작하고, 진짜 안 되겠으면 용돈 모으고 알바 시작하면 되는 거 아닌가. 

부모가 막는다고? 핑계다. 장비가 부족하다고? 핑계다. 학위가 없다고? 핑계다. 당장 돈이 되지 않는다고? 핑계다. 그럼 일단은 평일에 돈 벌고 그건 주말에 하면 되지 않는가. 안 될 이유만 생각하다 보니 생각이 굳은 거다. 될 이유만을 생각하다 보면 어떻게든 방법이 찾아지기 마련이다. 간절해야 살아남는다. 영리해야 살아남는다. 부지런해야 살아남는다. 쓸데없는 소리 집어치우고, 지금 시작해라. 벌써 늦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