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성공은 디자인 업계에서 통용되는 불편한 진실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놓았다. 성공한 디자인이, 무조건 예쁘지는 않다는 것 말이다.

아마존은 의심할 나위 없이, 디지털 유통업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모든 온라인 쇼핑의 44%는 아마존을 통해 이루어지며, 미국 성인 중 1/3은 아마존 프라임 회원이라는 추산도 있다. 그들은 작년(2017년)에 6조 2천억원을 벌어들였으며(논란이 있지만, 그 중 한 푼도 연방 정부로 들어가지 않았다), 아마존 프라임 구독자 중 95%는 “분명히” 혹은 “아마도” 구독을 연장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혹자는 아마존의 업무 효율화가 성공에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다만, 아마존의 리더십 이론 중 단 두 개(“고객에 대한 집착” “발명과 단순화”)만이 제품과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으며, 그 조차 디자인 그 자체에 대한 내용을 담고있지 않다.

미학적 관점에서 볼 때, 아마존의 웹 스토어는 단순하지도, 예쁘지도 않다. 우리가 ‘좋은 디자인’ 에서 기대하는 두 가지 말이다. 대신에, 경험, 과정, 기능성의 단순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많은 디자이너들에게, 시각적으로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경험의 성공을 이끈 아마존의 사례는 혼란스러울 수 있다. 그렇다면, 디자이너들은 쇼핑몰이 예쁘지 않음에도 성공한(혹은 예쁘지 않아서 성공한) 아마존의 사례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아마존의 디자인이 성공한 이유는, ‘좋은 쇼핑의 경험’을 주기 위한 네 가지의 포인트들(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명품이든, 저렴하든 상관없이)을 정확하게 잡아냈기 때문이다. 그 네 가지 포인트들은 아래와 같다.

 


1. 투명성 (Transparent)
좋은 쇼핑의 경험은, 가격과 구매 절차를 명확하고 쉽게 이해하게 만드는 것이다.

첫 눈에, 아마존의 쇼핑 경험은 그리 투명하고 명확해보이지 않는다. 이들의 동적인 가격 모델을 살펴보자: 수요가 많을 때 가격이 올라가는 우버의 가격 정책이나, 여행자들을 우롱하는 항공권 요금과 호텔 요금처럼 아마존은 소비자들로부터 가격의 투명성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받아왔으며, 벌금이 선고되기도 했다. 이제 고객들은 동적인 가격 정책에 대해 신경쓰지 않으며(신뢰하지 않으며), 또한, 가장 좋은 가격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동적인 쇼핑은 아마존의 전유물이 아니니까.

그런데 어떻게 소비자들이 아마존의 가격 정책에 합격점을 준 것일까? 한 가지 가설은, 아마존이 프라임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 쇼핑의 두 가지 큰 장애물(숨겨진 배송비와, 온라인 쇼핑은 오프라인보다 항상 느릴 것이라는 인식)을 해결했다는 것이다. 프라임의 성공은 ‘소비자가 신경 쓸 필요가 없는’ 비즈니스 모델을 디자인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연 회비를 내고, 48시간 무료 배송을 이용하세요!” 이러한 투명성은 아마존이 이룬 인상적인 성과인 원 클릭 구매를 가능하게 만들었고, 이는 아마존 알렉사를 통한 쇼핑을 위한 제반 작업이었다.

 


2. 구체성
좋은 쇼핑의 경험은 소비자가 서로 다른 제품이나, 한 제품의 옵션들 사이에서 고민할 때, 그러한 선택을 구체적이고 즉각적으로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자신있게, 정보에 기반한 선택을 할 수 있다.

아마존의 상품 페이지는 놀라운 일을 해내야 한다: 판매하는 어떤 종류의 상품이든지 간에 소비자가 그에 대한 정보를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것. 한 종류의 물건만 파는 쇼핑몰 사이트(옷, 신발, 혹은 자동차 부품)는 특정 제품에 대한 경험을 정교하게 설계할 여유가 있다.

그러나, 아마존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제품을 판매한다. 이는 상품 페이지가 유려하거나, 우아하거나, 특정 카테고리에 특화되어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마존은 단점으로 보이는 이 특성을 자산으로 활용했다. 모든 제품 페이지는 같은 모듈과 하위 구조를 가진다. 이러한 일관성 있는 경험을 통해, 소비자들은 상품의 정보를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

 


3. 신뢰성
사람들은 그들이 거래하려는 상점이 정직한지에 대해 알고자 한다.

자체 제품만이 아니라 제 3자의 제품까지도 판매하는 상점을 관리하는 입장에서, 아마존은 그들의 약속에 걸맞는 한결같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아마존에서 쇼핑을 할 때 특히 당황스러운 부분 중 하나는, 검색 결과에 같은 상품을 판매하는 여러 판매자들이 나올 때다. 어떤 판매자가 가장 믿음직스러운가? 어떤 판매자가 무료 배송을 해 주는가? 누가 가장 좋은 평점을 받았는가? 여러가지 선택지 중 자신있게 하나를 고르는 작업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아마존은 Etsy나 Ebay가 판매자 페이지를 만들 수 있게 한 것과는 상반되게, 각각의 판매자들이 자신의 상점을 만들지 못하게 만들었다. 아마존을 이용하면, 사용자는 언제나 아마존에서 쇼핑을 하게 된다. 아마존의 판매자들은 단지 (아마존이 아직 손 대지 않은 분야의)상품을 조달하고 배달하는 일만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는 Uber와 Lyft의 드라이버들이 단지 무인 자동차 기술이 안정적으로 보급될 때까지의 전환기를 채우는 노동력을 제공할 뿐이라고 보는 시각과 비슷하다.

아마존은 개별 판매자의 상품과 아마존 자체 제품들을 같은 페이지에서 보여주는 것으로 인해 일어나는 혼란이나 가중되는 소비자의 부담이 오히려 소비자에게 일관성 있는 쇼핑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믿는다. 특히 배송과 반품에서 말이다. 당신이 아마존에서 무언가를 구매한다면, 당신은 그 물건이 아마존에서 직접 배송되었든 판매자를 통해 배송되었든, 그 물건을 아마존에서 구매했다고 생각할 테니까. 아마존은 개별 판매자들의 상품에도 48시간 배송 프라임서비스를 확장해 적용했고, 또한, 반품 과정을 일원화했는데, 이는 아마존의 전반적인 소비자 신뢰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었다. 만약, 아마존이 개별 판매자들에게 상품 페이지를 입맛대로 수정할 수 있게 만들었다면, 이러한 신뢰를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4. 도움이 되는 안내
사람들이 언제나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혹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아는 것은 아니다. 좋은 쇼핑 경험은, 소비자들이 직면할 수 있는 문제를 예상하고, 능동적으로 그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다.

상품 상세페이지가 다양한 상품들의 정보를 담는 것처럼, 아마존의 검색 인터페이스는 확장성과 소비자의 행동 맥락에 맞춰진 유연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어서, 당신이 찾고 있는 물건을 바로 찾을 수 있다.

상품 페이지가 그러하듯, 검색에 관련된 소비자 경험 역시 특정 카테고리에 특화된 세심함이 떨어진다. 예를 들어, 아마존에서 신발을 검색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기능들과 Zappos(미국의 신발, 의류 관련 쇼핑몰: 역자 주)의 그것을 비교해 보라. 아마존은 이러한 단점들을, 새로운 사용법을 배우지 않고도 시스템 안에서 찾고자 하는 물건을 더욱 빠르게 찾을 수 있게 만드는 일관성 있는 경험을 통해 상쇄하고 있다.

 

Diter Rams가 말했듯, 좋은 디자인은 제품에 유용성을 더한다.
아마존의 시각 디자인은, 그리 유려하지도, 미니멀하지도, 예쁘지도, 또한 감성을 건드리는 수준에 이르지도 않지만 굉장히 유용하다. 기능성과 그에 부합하는 미적 요소들은 효율적인 쇼핑 경험을 만들기 위해 설계되어 있다. 아마존은 디지털 브루탈리즘(노출 콘크리트와 직선적 디자인으로 대변되는, 기능성을 극대화한 건축 양식: 역자 주)이라고 불려도 거의 틀림이 없을 것이다. 효율적이고 직선적이며 사람들의 요구를 가장 간결한 방법으로 만족시키니까 말이다.

아마존의 성공은, 아마존의 성공은 디자인 업계에서 통용되는 불편한 진실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놓았다. 성공한 디자인이, 무조건 예쁘지는 않다는 것 말이다. 물론, 디자인이 미적 영역에만 국한된다는 인식은 수많은 연구의 집중 포화를 받으며 디자인 씽킹(디자인을 문제 해결을 위한 관점으로 확장시킨 시각: 역자 주)이 널리 퍼짐에 따라 깨진지 오래다. 좋은 디자인이 예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건 쉽지 않을 수 있다. 아마존의 성공을 디자인 관점에서 이해하려면, 인터페이스 아래에 숨겨진 시스템과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부분을 함께 볼 줄 알아야 한다. 아마존의 디자인 철학이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지만, 제품의 디자인으로 더 유명한 애플과 이케아같은 회사들에게 큰 충격을 안긴 것에는 틀림이 없다. 아마존의 페이지를 보고 디자인 따위가 쓸모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아마존이 자신들의 소비자 경험을 만들기 위해 도입한 디자인 철학이 경쟁자들에게 기회의 땅이라는 것은 논할 가치도 없는 사실이다. 위에 열거한 네 개의 원칙들은 소비자들이 쇼핑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들이다. 아마존은 회사가 성장하면서도 그들의 방침을 고수할 수 있을까? 이젠 다른 경쟁자들이 혁신을 통해 더 좋고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만들어내기에 충분한 시간이 흘렀다. 듣고 있나 월마트?

저자: Fast Company
원문: https://medium.com/fast-company/the-design-theory-behind-amazons-5-6-billion-success-7268efd13738
번역: 김재일
번역 문의 : johny114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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